“전 지구적 의무를 믿는다고? 너무 나이브한 것 같은데?”라고 물어오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내가 “그러면 당신은 전 지구적 의무를 옹호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세계에서 살기를 원하나?라고 반문하면, 대개 ‘아니다’라는 답이 돌아온다. - 주디스 버틀러, 비폭력의 힘, 김정아 옮김
나도 반문하고 싶다. 왜 돌봄이냐고? 그럼 당신을 당신에게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있는 세상과 전혀 관심 없고 자신들만 신경 쓰는 세상 중 어느 곳에서 살고 싶나?
“평등에 대한 새로운 생각은 오직 상호의존에 대한 좀더 치밀한 상상-실천과 제도들, 시민생활과 정치생활의 새로운 형태들 속에서 펼치는 상상-으로부터 생겨날 수 있다는 것이다.” - 주디스 버틀러, 비폭력의 힘, 김정아 옮김
내가 존중받고 싶으면, 남을 존중하라, 좀더 평등한 세상을 원한다면, 사회에 정치에 관심을 갖고 이웃에게 관심을 갖고 그리고 제발 실천하라.
“영원한 에로스가 영원한 타나토스와의 투쟁에서 분발해주기를 바란다” - 주디스 버틀러, 비폭력의 힘, 김정아 옮김
파괴에 맞서는 인간의 유대관계를 만들어 내는 힘이 끝까지 분투하길.
“우리는 모두 끔찍한 역사에, 그리고 때로는 즐거운 역사에 직면하여 복수종의 번성을 위한 조건을 만들 책임이 있다. [..] 우리 모두에게 이 트러블로 가득한 시간과 공간을 항해할 수 있는 지도를 읽는 감각이 있으면 좋으련만!” - 도나 해러웨이, 트러블과 함께하기, 최유미 옮김, 마농지
이 지구에 살아가고 있는 이상, 지구의 복수종들이 다 같이 잘 살아갈 방법을 모색하고 노력하며 실천해 나가는 것이 우리 모두의 기본 의무이다.
모든 플레이어들은 다양한 관계를 맺으며 다른 홀로바이온트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모이고 결합하면서 서로 의지하는 공생자들이기 때문이다. 공생은 ‘상호 이득이 되는’이라는 말과 동의어가 아니다. - 도나 해러웨이, 트러블과 함께하기, 최유미 옮김, 마농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순진무구한 관계란 없다. 버틀러가 말했듯이 ‘유의미한 연대에 동참하기 위해 우리가 서로 사랑해야 할 필요는 없다.’
“왜 우리는 세상을 이해하는 데 이런 이야기를 활용하지 않는 걸까? 한가지 이유는 오염된 다양성이 복합적이고, 추할 때가 많으며, 우리를 초라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오염된 다양성은 생존자들을 탐욕, 폭력, 환경 파괴의 역사에 연루시킨다.” - 애나 로웬하웁트 칭, 세계 끝의 버섯, 노고운 옮김, 현실문화
해러웨이의 표현을 빌자면, 우리는 모두 무구하지 않다. 먹고 먹히는 크리터 크리터Critter는 미생물, 식물, 동물, 인간과 비인간, 그리고 때로는 기계까지 포함해 잡다한 것들을 의미한다.
들의 세계에서 우리는 모두 소화불량에 걸려있는 것이다. 그런 관계는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서 도덕적 심판을 간단히 내릴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추하고 초라한 우리의 모습을 직시 해야한다. 또 살아가려면 거기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기에.
“삶을 포기할 것인가, 살아낼 것인가. 나는 인문학 공부의 영역이 여기라고 생각한다. 어떻게든 살아내야 한다. 그것도 ‘잘’ 살아내야 한다는 자각, 삶에 대한 그런 태도, 자세같은 것 말이다. 지난10년, 노들야학에서의 인문학 공부는 내게 그것을 일깨워주었다.” - 고병권, 묵묵, 돌베게
“절망이 허망한 것은 희망이 그런 것과 같으니” 루쉰의 말을 작가는 반복해서 인용한다. 희망 때문에 하는 일은 절망에 너무 취약하다. 어떻게든 ‘살아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해내야 하는 일이 있다.
“슈퍼맨은 에이블리즘의 구현이지 극복이 아니다. [..] 슈퍼맨을 추구할 때 생체공학은 에이블리즘을 전혀 건드리지 않는다. 다만 몇몇 장애인을 ‘disability’, 즉 장애라는 규정에서 벗어나게 해줄 뿐이다.” - 고병권, 묵묵, 돌베게
‘장애의 사회적 모델’은 특정한 사회적 환경이 손상을 장애화한다는 것이다. 이 틀을 기술 만능주의로 접근하면 장애는 극복할 수 있는 기능부전의 문제, 질병 같은 치료할 수 있는 것이 된다.
“우리는 그 자리에서 우리가 가진 힘, 왕은 줄 수 없지만 ‘나’는 ‘너’에게 줄 수 있는 힘을 금세 확인할 수 있었다. 그것이 우리의 힘, 데모스가 가진 ‘크라토스’, 즉 민주주의다. - 고병권, 묵묵, 돌베게
우리는 어둔 밤길같은 우리 인생길을 희망이나 절망에 매몰되지 않고 걸어 나가야 한다. 그러나 너무 힘들어 동쪽만을 바라보진 말자. 내 옆에는 묵묵히 걸어주는 개-동료가 있으니.